34 weeks..

inkpepper
4 min readJun 20,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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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은 정말 나에겐 지금까지 최고의 시련이자, 체력, 인내심 테스트 그리고 몸이 망가지는게 느껴지는 과정이다.

진짜 이안이한테 아주 조금 미안하지만 (사실 그닥) 한번도 남들처럼 아기의 건강이나 컨디션, 먹는약에 대한 사이드 이펙트에 대한 조바심?, 잘자라고 있는지에 대해서 궁금하거나 그닥 크게 신경쓰지 못하고/안하고 (엄청 잘자라고 움직임/하트비트가 스트롱하시단다….-_-) 난 내가 오롯이 죽어나고 있다. 그런 걱정도 여유가 있어야 하는거지.

정말 9개월내내 아니, 지금 까지 8개월 내내 2–3주를 제외하고 초기에는 HG라는 극심한 입덧, 어지럼증, 탈수증세에 정말 사경을 해매고 아무것도 못먹고 기어다닐정도의 죽을꺼같은 컨디션이 였고 (입덧약 아니엿으면 백퍼 입원햇을듯) 중기때도 그나마 나아졌지만 한번도 3시간 이상 자지못햇고 조금만 수틀리게 먹으면 -_- 바로 밤새 헛구역질, 구토, 어지럼증이 계속 됫고….한 2주 아 이정도면 진짜 살만하네 — 불편한점은 많지만 (침덧, 잠, 메스꺼움, 속답답함, 어지러움….) 견딜수 있어 라며 희망이보이다가….. 말기가 되며 이젠 위산이 올라오고 목이 탈꺼같다가 다리부종이 시작되더니 소리를 지르며 밤에 깨더니 갑자기 좀 앞이 뿌얘지고 어느날부터 잠을 한 20시간씩 자고 죽을꺼같이 힘이 없어서 테스트를 받아보니 한 10년전보다 ㄷㅓ 나빠진 빈혈이 왔다. 약도 안들어서 철분주사를 매주 맞기로 했는데 캐나다 참 이런거 사람 피곤하게 하나 쉽지않고 결국난 34주째 오늘 또 엎드려서 헛구역질하며 근데 숨도안쉬어져서 호흡조절하며-_- 엉엉 울었다.

일년에 한번 울까말까 인데; 그것도 보통 뭐 슬픈걸 보거나 아파서 운적은 어릴때 빼고 없는거같은데 임신 후로 난 정말 마니 운거같다. 서러워서 밤새 화장실에서 토하다 울거나진짜 숨이 안쉬어져서 패닉해서 운적도 있고 아파서 겔겔대다가 또로록 운적도 있고 아님 그래두 살려구 운동하다가 아무것도 아닌데 힘들어서 엉엉 운적도 있고 나도모르게 호르몬덕에 울고 있엇던 적도 있고 참 지랄맞다.

임신한게 그립다거나 -_- 좋았다는 말만 들으면 그후로 난 자연스럽게 말이 없어졌다. 기분나쁜게 아니라 그냥 할말이 없다. 육아에 비교해서 좋았다 그건 그나마 뭐 이해라도 가는부분이지만 날 나아준 엄마도 임신보다 육아가 더 쉬웟대고 -_- 난 내가 알아서 할꺼니까 그것도 더이 상 이야기를 이어가기가 쉽지 않아서 보통 화제를 바꾼다. 특히 나본적도 없거나ㅋ 아님 하나도 안친한 분들/나랑 모르는 사람이 ㅋ 소식만듣고 둘째는 언제가지냐는 개소리를 초기에 하면 진짜 미쳤나 싶었다. 쉽게 할수있는 얘기란건 알겟고 뭐 무시하면 되지만 남의 프라이빗한 패밀리 플래닝에 왈가왈부하는건 정말 꼰대 같은 짓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친한사이는 제외. 웃고 떠드는건 이해한다. 근데 개념없이 아직도 여자는 애를 나아야 완성되는 삶을 사는거처럼 아님 당연히 해야하는 일중에 하나처럼 말을 한다거나, 결혼한지 오래됐는데 애가 없는게 결코 우연/문제/어쩔수없는 선택이 아닌 많은 생각이 담긴 신중한 선택이라는걸 이해를 못하거나, 괜히 임신을 성스럽게 포장하며 (안 성스럽다는게 아니라) 엄마는 강하니까/강해지니까 당연시 여기거나 사회에 한부분 처럼 일관화 시키는 그런 또라이같은 로직을 가진 사람들은 그닥 주위에 두고싶지도 않다.

나랑 남편은 그닥 애를 안좋아해서 -_- 미루고 미루다가 어떠케 인제 트라이를 해볼까나? 너무 미뤗니? 너무 놀았니? 이런 농담을 하며 히히덕 거리다가-_- 한번에 얘가 생긴 케이스다. 그렇다고 원하지 않았는데 생겻네? 이 소리가 아니라 불임/난임때매 고생하거나, 아님 그보다 더 힘든 유산을 여러차례 겪기도 하는 많은 부모/커플들의 마음을 나또한 이해하지 못한다는걸 인지하고 싶어서 하는 얘기다. 내가 만약 그중에 하나엿으면 지금 이 모든걸 감사하게 여길까? 라고 생각을 일부로 하려고 해보았지만 난 공감능력이 떨어지는지 전혀 그럴꺼같지는 않다. 난 확실히 몸쓰는걸 -_- 굉장히 힘들어하는 사람이고 체력/기본건강? 이 워낙 떨어지는 사람이라 난 똑같이 엉엉 질질 겔겔 됬을꺼같다.

물론 애가 나오면 좋겟지? 좋았으면 좋겟다. 이런생각은 자주한다……낳자마자 반겨주진 못할꺼같은 생각이 스물스물 이미들어서 문제지 ㅋㅋㅋ 약간 보기싫을수도 있을꺼같다 한 5–10분은. 출산에 대해선 생각도 못해봣다 아무런 준비도 안되있고 그냥 하루하루가 너무 너무 너무 우울하고 힘들다……………..

시간을 애가 나온후로 패스트 포워드 시킬순 없을까 ㅠ

아 진짜 여자의 삶은 무엇인가. 엄마란 무엇인가. -_-

쿨하게 낳고 빨리 혼자 건강하게만 잘크면 얼마나 좋을까 ㅋ………….

일단 하루하루 버티는데 노력한지가 8개월이넘어간다 ㅠㅠ 인내심이라곤 한개도 없는나한테 너무 힘든일 아닌가. 정말 내가 좋아하는 일, 내 마인드, 나의 불쌍한 몸뚱아리, 모든걸 내려놓고 포기하고 버티고 있다……………….

그나마 잉크페퍼가 유일한낙이다 얘넨 너무 이쁘다 맨날맨날. 맨날맨날 더 이뻐진다

남편은 참 잘먹고 잘놀고 잘잔다 …항.상.

임신은 참 외롭고 왜 여자 혼자 해야하는 일인가?

난 예전에 나로 돌아갈순 있는건가?

생기있던 나날들이 기억 조차 가물가물 하다

그냥 무생물 처럼 산지 너무 오래됫다.

좀 빨리 슝 나와 줄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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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inkpepper

I try to pour things out quickly in a burst before I forget so excuse me for errors and shortcoming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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